EP1. 지구샵 김아리 대표

2021-08-13

김아리는 2018년 상도동에 국내 최초 제로웨이스트 매장인 지구샵을 오픈했다.그는 이 공간에서 지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온라인에서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소개했고, 환경에 이로운 제품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그를 만나 지구를 위한 다양한 도전에 관해 얘기했다. 함께여서 가능했다는 그의 말은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간단히 아리님을 소개해주시겠어요?안녕하세요. 저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지구샵을 운영 중인 김아리입니다.아리님이 만든 지구샵은 2018년도부터 쓰레기를 줄여 지구를 위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는 일을 해왔어요. 이 모든 과정은 환경을 위한 계기 하나로 시작되었고요. 어떻게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어요?제가 처음부터 환경에 관심이 있었거나 환경 분야에서 일했던 건 아니었어요. 지구샵 창업 전에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지역 방송국에서 일했어요. 어느 날, 시민단체 활동가분께서 “활동가나 사회 감수성이 높은 사람들이 인권, 노동, 청년, 주거와 같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지만, 환경에는 너무 관심이 없다. 환경 감수성은 다소 부족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저를 돌아보니까 저도 환경에는 관심이 부족했더라고요. 그때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게 좀 체감이 강하게 온 거죠. 어렸을 때, 저는 버스가 많이 다니지 않는 지역에서 살았거든요. 시내로 나가려면 버스를 20분?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어요. 그때 기다릴 만했거든요. 너무 더우면 처마 밑에 있으면 괜찮았고요. 그런데 요즘 더운 날에는 버스를 5분 기다리기도 힘들 거 같거든요. 15~20년 만에 길거리에 단 5분도 서 있기 힘든 여름이 되어버린 거죠. 생각보다 기후 문제가 빨리 진행된다고 느꼈고, 이 문제가 다수에게 위협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실천에 적극적이었어요.그 인식이 지구샵 상도점을 창업하는 결정적인 계기였나요?제로웨이스트 실천을 해보니까 어려운 점이 있었어요. 우선 제품을 소개하거나 추천해주는 곳이 18년도 국내에는 거의 없었고요. 친환경 제품 중에 어떤 제품이 좋고 제로웨이스트 가치에 부합하는지 알기가 어려웠어요.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나도 힘든데, 일반 소비자는 친환경 소비 장벽이 너무 높게 느껴지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상도동에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창업하기로 결심했어요.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이었나요?오프라인에서 구매가 온라인보다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는 유리하다고 생각했어요. 택배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리고 시민단체 활동을 동작구에서 했어요. 지역에 다양한 활동을 해오신 분들을 많이 알고 있었고, 실제로 매장 오픈에 도움을 많이 받을 수도 있었어요.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 원래 창업이나 사업 생각이 없으셨다고 말씀하셨어요. 두려움은 없으셨나요?이전에 하던 일이 적성에 잘 맞기도 해서 창업이나 사업 생각은 없었어요. 가게를 운영해 본 적도 없었고요. 오히려 잘 몰라서 두렵지 않았어요. 시작은 했다고 하더라도 잘 모르니까 헤맬 수 있잖아요? 그때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청년분들이 지원을 많이 해줬어요. 상도점 매장도 사실 1층이 20평짜리 공간이에요. 10평은 지구샵이 쓰고, 10평은 청년 공간을 기획하고 만드는 블랭크 팀에서 커뮤니티 바로 운영하고 계세요. 설계랑 공사도 블랭크 팀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금액도 반반 내고요(웃음)용감하게, 그리고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서 지구샵 상도점을 여시고 나서요. 텀블러를 가져오면 음료 1,500원 할인을 해주셨어요. 저는 너무 재밌게 느껴지면서도 궁금한 거예요. 세상에, 어떻게 할인을 1,500원씩이나.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은 제품 소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초기 상도점에서는 카페를 같이 운영했어요. *대륙서점 사장님이 제로웨이스트샵만 한다면 주민분들이 출입문을 넘어오시지 못할 거라고 팁을 주셨거든요(웃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요소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카페를 함께 하게 되었고요. 소비자분들이 제로웨이스트 동참에 어떻게 함께해주실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텀블러를 이용해주시면 좋겠다.’ 싶었어요. *대륙서점 :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좋은 방법은 할인을 해드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보통 커피숍에서 300원 정도 할인해주잖아요. 그런데 커뮤니티에 이 할인 금액이 너무 적다는 의견이 있는 거예요. 설거짓거리도 만들지 않고, 쓰레기도 만들지 않는데 할인 금액이 너무 적은 거죠. 300원 할인으로는 사용을 독려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1,500원을 할인해드렸어요. 나중에는 텀블러가 아니라 컵을 가져오시는 분도 많이 계셨어요. “뚜껑이라도 덮어드릴까요?”라고 물어봤더니 거절하시더라고요(웃음).상도점 매장을 운영하시다가, 19년도에 온라인 스마트스토어를 창업하셨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오프라인 매장에 많은 분이 찾아주셨는데요. 그중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그분들께서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서울은 너무 멀다.”, “자주 오기 힘드니, 택배나 전화 주문도 받아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주셨어요. 당시 저희도 온라인 확장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택배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니까 고민스러운 지점이 있었죠. 그때 소비자분이 “여기저기 온라인 몰에서 구매하면 더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니 차라리 지구샵에서 다양하고 좋은 제품들을 한 번에 팔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을 주셨고요. 그게 지구샵의 역할이라면 수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는데요. 처음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준비해서 오픈하기는 힘이 드니까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해서 서비스를 시작했어요.19년도면 스마트스토어에 대한 정보가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을 때인데요. 어렵지는 않으셨어요?어려웠어요. 스마트스토어 만들고 제품을 팔기까지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렸어요. 잘 모르니까 하나 만들고, 한 일주일 찾아보고 하나 만들고 또 일주일을 찾아봤어요. 초반에는 상품 가지 수도 많지 않았고 제품 사진이나 이런 부분도 지금에 비해서는 어설펐고요. 그래도 지역에 계신 분들은 온라인으로 보고 사실 수 있다고 많이 좋아하셨어요.아는 바가 없는데, 되돌아보니까 1년 가까이 걸린 일이었는데 지방에 거주하시는 분들에게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소개하고자 온라인 몰을 창업하신 거예요?네. 저희가 여러 지점을 내면 제일 좋겠죠. 그런데 당장 가능한 방법을 생각해봤을 때는 온라인 서비스가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18년도, 19년도면 소개할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찾는 과정 자체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네 맞아요. 18년도에 오프라인 매장할 때는 소비자분께서 그런 말씀도 종종 하셨어요. “너무 없다.”, “물건이 없다.” (웃음) 저희도 “좋은 제품, 좋은 브랜드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아직 저희가 세운 기준들에 부합하는 좋은 제품들이 많지는 않아요. 열심히 찾아보고 소개해 드릴게요.”라고 말씀드렸고요. 지금은 많은 브랜드와 제품들이 생겨서 종류가 없다는 의견은 거의 받지 않게 되었네요.그때 제품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경험들이 고체치약, 대나무 칫솔 기획에 영향을 끼치게 된 건가요? 네. 그게 저희 *PB 상품을 만드는데 가장 큰 이유에요. 양질의 제품이 없거나, 개선이 필요한 제품에 대해서는 직접 기획하고 지구샵 제품으로 만들어서 소개하고 있어요.*PB(Private Brand) : 자사에서 직접 기획하고 제조해 판매하는 상품2020년에 친환경 고체치약과 대나무칫솔을 직접 만들어 후원받으셨어요. 직접 기획한 제품을 만들고 여러 가지 검수 과정을 거쳐 소비자분들에게 소개하는 건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고체치약도 런칭하는데 10개월 정도 걸렸어요. 제일 어려웠던 거는 포장이었어요. 판매가 되는 제품이잖아요. 소비자분들에게도 전달해 드려야 하고, 전국의 협력 제로웨이스트 샵에게도 보내드려야 하니까요. 이동 중에 제품이 손상을 입으면 안 되니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네모난 모양의 틴케이스였어요. 밀어서 여닫는 형태였고 비닐 포장도 겉에 한 번 진행이 되었는데 그 점이 너무 아쉬웠어요. 이후 고민을 거쳐서 틴케이스 양도 좀 줄였고요. 비닐 포장을 벗길 방법을 고민했고, 지금은 원형 케이스로 나오고 있어요.고체치약의 경우에는 목표 금액의 2,042%에 달하는 후원을 받으셨어요. 10개월간 고생도 많이 하셨을 거고, 시장에 여러 가지 염려를 두고 출시하셨을 텐데요. 소비자분들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당시 기분이 어떠셨는지 궁금했어요. 많은 분이 저희가 만든 제품, 해온 활동에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거잖아요. 응원해주신 거고요. 너무 감사해요. 또 제품 관련해서도 소비자분들이 피드백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주세요. 비닐 같은 경우에도 “제거가 가능하다면 비닐이 없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주시기도 하셨어요. 그런 의견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계속 고민하고 개선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고체치약을 만든 이후에는 자사 홈페이지를 만드셨어요. 이 역시 계기가 있었나요?소비자분들이랑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창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환경과 관련된 정보나 콘텐츠 기획하고 제작해서 소비자분들에게 제공해드릴 예정이고요.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가 어려운 일부 브랜드나 제품들이 있기도 해요. 그 제품들은 자사 몰을 통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지금까지 하신 얘기들을 들어보면 사업 생각은 없으셨지만(웃음), 지구를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오셨어요. 그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1인 사업, 스몰 비즈니스를 하는 분에게는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답변일 수 있는데요. 저는 지속 가능한 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좋은 팀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지구샵은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창업 초기부터 같이 해온 멤버들, 그리고 지구샵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들어오시는 멤버 분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기 때문에 현재의 지구샵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창업이나 비즈니스 활동에 있어서 좋은 멤버, 좋은 팀을 만드는 게 핵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좋은 팀은 어떻게 만나나요?(웃음) 저의 경우에는요. 창업 초기 멤버들은 블랭크팀에서 운영하는 청춘 캠프라는 동네 공유 오피스에서 만났어요. 경영지원과 지구샵 제품 기획 담당해주시는 총괄 매니저님과 지구샵 브랜딩을 해주신 디자이너님을 거기서 만났어요. 상도동 지구샵을 운영하면서 지역이나 지역이 아니라도 온라인으로 저희 지구샵 활동을 보고 관심을 가져주셨던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도 저희가 채용공고를 낼 때마다 지원을 해주셨고요. 더 나은 사회를 위하는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팁이 있을까요?대답이 어려운데요(웃음). 저는 크게 고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타입의 사람인 거 같아요. 잘 모르기 때문에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할 수 있었고요. 그런데 사실 사업은 엄청 살벌한 거잖아요. 힘든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 가지고 가시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사업, 비즈니스, 수익 창출 이런 중요한 부분을 조금 내려놓고 얘기하자면 즐거운 거 해보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아마 지구샵 총괄 매니저님은 이렇게 말씀 안 하실 거예요(웃음). 다른 인터뷰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저는 “재밌는 걸 해보세요.”라고 말했는데, 총괄 매니저님은 “구조가 명확하고 확신이 든다면 시도해라. 쉽게 결정하지 마라.”고 말씀하셨어요(웃음).앞으로 지구샵의 계획, 그리고 아리님의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올 8월에 연남동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에요. 상도점보다는 번화가에 있어서 더 많은 소비자, 일반 시민분들이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공간도 상도점보다 넓어서요. 비건 베이커리, 재활용 수거 공간 등 지구를 위하는 다양한 실천 방법을 소개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준비하고 있어요.지구샵 가치랑 잘 어울리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계속 구상하고 있어요. 친환경 택배 대행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고요. 비건 제품이나 식품을 소개하는 역할도 준비하고 있어요. 교육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고요. 지구를 위한 서비스를 계속 기획해서 런칭할 예정입니다.아! 그리고 저는 요즘 반려 식물을 키우고 있어요. 제게는 반려동물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데요. 반려 식물은 없었거든요. 이번에 키워봤는데 식물을 키우는 게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웃음). 제가 키우는 강아지는 행동이나 반응이 바로 오니까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이나 감정 교류도 되는데요. 식물은 그렇지 않아서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신규로 준비하는 연남 공간에서 매장을 운영하셨던 분이 화분을 몇 개 주고 가셨어요. 반은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이었는데, 반은 다 말라서 생을 마감한 친구들이었어요. 화분을 정리하고 빈 화분들을 모았어요. 새 식물을 심어서 잘 키워보려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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